결론부터: 둘 다 사되, 지금은 VUG를 더 사라
당신이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개별 주식 대신 “성장하는 미국 대기업들을 한 바구니에 담은 상품”을 사고 싶다고 하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VUG와 SCHG다.
지금까지는 SCHG 55%, VUG 45%로 사는 게 정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VUG 비중을 50%로 늘려야 한다. 왜? VUG가 시장 변화에 더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기술주 가격이 너무 올랐고, 앞으로 몇 달간 변동성이 클 것이다. 이럴 때는 민첩한 놈이 이긴다.
일단 이것만 이해하자: ETF가 뭔가
ETF는 “주식 세트 상품”이다.
치킨집 한 곳만 사면 위험하다. 그 치킨집이 망하면 끝이다. 그래서 치킨집 100개를 조금씩 산다. 한두 곳이 망해도 나머지가 벌어준다. 이게 ETF다.
VUG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미국 대형 성장주 300개를 담았다. SCHG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게 750개를 담았다. 둘 다 “잘 나가는 큰 회사들”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문제는 “어떤 회사를 고르고, 얼마나 담을 것인가”다. 여기서 차이가 생긴다.
두 ETF는 뭐가 다른가
고르는 방식이 다르다
SCHG의 방식:
- 미국 상위 750개 회사를 본다
- “이 회사가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까?”를 평가한다
- 점수를 매겨서 좋은 회사를 고른다
- 1년에 한 번 바꾼다
VUG의 방식:
- 미국 상위 85% 회사를 본다
- “이 회사가 과거에 얼마나 잘 성장했나?”를 더 본다
- 점수를 매겨서 고른다
- 3개월(분기)마다 바꾼다
핵심 차이? SCHG는 “미래”를 더 본다. VUG는 “지금 잘 나가는 놈”을 더 본다.
SCHG: 느리지만 멀리 보는 놈
미래에 베팅한다
SCHG가 회사를 평가할 때 쓰는 기준은 6가지다. 그중 3분의 1이 “미래 예측”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이 회사 내년에 얼마 벌 것 같다”고 추정한 숫자를 본다.
왜 이게 중요한가?
예를 들어보자. 2023년에 AI 붐이 막 시작됐다. 엔비디아 실적은 아직 안 나왔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 내년에 대박 날 것 같은데?”라고 예측했다. SCHG는 이 예측을 믿고 먼저 산다.
VUG는? 엔비디아가 실제로 돈을 벌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린다. 분기 실적이 나오고, “아 진짜 벌었네”를 확인한 후 산다.
기술주를 더 좋아한다
SCHG는 구조적으로 기술주를 더 담게 되어 있다. 왜? “미래 성장”을 따지면 기술주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은행은 작년에 100억 벌었으면 올해도 비슷하게 번다. 기술 회사는? 작년에 100억 벌었으면 올해 200억 벌 수도 있다. 그래서 SCHG는 자연스럽게 기술주를 더 담는다.
지금은 아니다.
지금 보면 오히려 VUG가 기술주를 더 많이 담았다. 60.7% vs 57.4%. 왜 이런 역전이 생겼나?
VUG가 “지금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게 기술주네”라고 판단하고 확 늘렸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같은 초대형주를 더 샀다. 각각 1%포인트씩 더 담았다. 이게 모이면 3-4%포인트 차이가 난다.
SCHG는? 천천히 움직인다. “기술주가 좋긴 한데, 아직 1년 안 됐으니 기다려보자” 이런 식이다.
VUG: 빠르고 유연한 놈
3개월마다 바꾼다
VUG는 분기마다 포트폴리오를 손본다. 3개월에 한 번 “어떤 회사가 지금 잘 나가나?”를 다시 평가한다.
SCHG는? 1년에 한 번이다. 중간에 큰 일이 생겨도 못 바꾼다. 극단적인 경우(주가가 폭등하거나 폭락)만 예외를 인정한다.
비유로 설명하자.
당신이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메뉴판을 바꾸는 주기가 다르다.
- SCHG 레스토랑: 1년에 한 번 메뉴 개편. “내년 트렌드를 예측해서 메뉴를 짠다”
- VUG 레스토랑: 3개월마다 메뉴 개편. “지금 손님들이 뭘 많이 시키나?”를 보고 메뉴를 조정한다
어느 게 좋은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시장이 안정적이면? SCHG가 좋다. 미리 대세를 읽고 준비했으니까.
시장이 변동성이 크면? VUG가 좋다. 빠르게 적응하니까.
품질을 본다
VUG의 기술주 편향은 “기술주라서”가 아니다. “지금 품질 좋은 기술주가 잘 나가서”다.
무슨 말인가?
SCHG는 구조적으로 기술주를 선호한다. 기술 회사면 일단 점수를 더 준다. VUG는 그렇지 않다. “어느 업종이든, 지금 실적 좋고 성장하는 놈을 담는다.” 지금은 그게 우연히 기술주일 뿐이다.
만약 내년에 금융주가 폭발하면? VUG는 재빨리 금융주 비중을 늘린다. 3개월이면 반영된다. SCHG는? 1년을 기다려야 한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이유:
시장이 조용할 때는 SCHG가 유리하다. 하지만 지금 같은 변동성 장에서는? VUG가 살아남는다.
지금 시장 상황: 왜 VUG인가
기술주 가격이 너무 올랐다
지난 2년간 기술주가 폭등했다. 특히 AI 관련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문제는? 가격이 실적보다 너무 빨리 올랐다. 이걸 “밸류에이션 부담”이라고 한다. 치킨집이 1년에 1억 원 버는데, 누군가 100억 원에 사겠다고 하면? 비싸다.
지금 일부 기술주가 이렇다. 장기적으로는 좋은 회사다. 하지만 “지금 당장” 사기엔 비쌀 수 있다.
좋은 회사만 살아남는다
이렇게 가격이 비싸지면 어떤 일이 생기나? 선별이 시작된다.
- 진짜 돈 잘 버는 회사: 계속 오른다
- 그냥 테마만 타던 회사: 떨어진다
VUG는 이런 국면에서 강하다. 왜? 3개월마다 “누가 진짜 돈 버나?”를 다시 평가하니까. 실적 안 나오는 회사는 빼버린다. SCHG는? 1년 기다린다. 그 사이에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섹터 로테이션에 대비한다
“섹터 로테이션”이 뭔가? 투자금이 특정 업종에서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보자. 올해는 기술주가 대세였다. 내년에는? 금융주나 헬스케어가 뜰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른다.
이럴 때 VUG가 유리하다. 금융주가 뜨기 시작하면 3개월 만에 금융주를 더 산다. SCHG는? 1년을 기다린다.
질문: 그럼 SCHG는 나쁜 건가?
아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SCHG가 여전히 좋다. 10년 넘게 묵힐 사람? SCHG 55%, VUG 45%로 가라. 기술이 장기 대세라는 확신이 있으면 SCHG가 맞다.
하지만 “지금부터 2-3년”을 본다면? VUG를 늘려라. 50:50으로 맞추거나 VUG를 조금 더 담아라.
숫자로 보는 차이
수익률은 비슷하다
지난 5년, 지난 10년 모두 SCHG가 조금 더 높았다. 하지만 차이는 크지 않다. 연간 1-2%포인트 정도.
왜 SCHG가 더 높았나? 기술주 대세였기 때문이다. SCHG가 기술주를 구조적으로 더 담았고, 그게 먹혔다.
앞으로도 그럴까? 기술이 계속 대세면 그렇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있으면 VUG가 방어에 유리하다.
비용은 똑같다
둘 다 연 0.04%다. 1억 원을 투자하면 1년에 4만 원 낸다. 차이 없다.
배당도 비슷하다. SCHG 0.37%, VUG 0.43%. 성장주 ETF라서 배당은 원래 낮다. 여기서 고를 이유는 아니다.
집중도는 비슷하다
상위 10개 종목 비중? VUG가 60%, SCHG가 비슷한 수준. 둘 다 집중되어 있다.
무슨 말인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초대형주가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이 몇 개 회사가 잘하면 ETF 전체가 오른다. 못하면 떨어진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이유:
“분산 투자”를 기대하고 ETF를 사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VUG든 SCHG든 상위 10개에 몰려 있다. 진짜 분산을 원하면 다른 ETF(중소형주, 가치주)를 섞어야 한다.
리스크: 솔직하게 말하자
기술주 폭락 리스크
둘 다 기술주 비중이 높다. 57-60%. 기술주가 무너지면? 같이 무너진다.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는 있다.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비싸니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산업이 망할 일은 없다.
다만 “어떤 기술주”가 살아남느냐가 중요하다. VUG는 이 선별 과정에서 더 유연하다.
대형주에만 투자한다
둘 다 대형주만 담는다. 중소형주는 없다.
왜 문제인가? 중소형주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국면에서는 수익이 제한된다. 테슬라가 중소형주일 때 100배 올랐다. VUG나 SCHG는 그때 못 샀다. 대형주가 된 후에 샀다.
해결책? 중소형 성장주 ETF를 따로 담는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10-20% 정도.
VUG의 단기 트레이딩 유혹
VUG가 유연하다는 건 좋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함정이 될 수 있다.
“VUG가 3개월마다 바뀐다니까, 나도 3개월마다 사고팔까?” 이런 생각. 하지 마라. ETF는 장기 투자 상품이다. VUG의 유연성은 “내가” 아니라 “펀드 매니저”가 움직인다는 뜻이다.
당신은? 사서 묵혀라. 최소 3년.
그래서 뭘 사야 하나: 3가지 체크리스트
1. 투자 기간이 10년 이상인가?
예스 → SCHG 55%, VUG 45%
장기 투자라면 SCHG의 미래 지향적 전략이 유리하다. 기술 산업이 향후 10년간 대세라는 확신이 있으면 SCHG를 더 담아라.
노 → VUG 50%, SCHG 50% (또는 VUG 더 많이)
2-5년 투자라면 VUG 비중을 높여라. 단기 변동성에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2. 지금 시장이 불안하다고 느끼는가?
예스 → VUG 비중 상향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고, 섹터 로테이션 가능성이 보이면? VUG다. 빠른 적응이 승부수다.
노 → SCHG 유지
시장이 안정적이고, 기술주 랠리가 계속될 것 같으면? SCHG 55% 유지해도 된다.
3. 당신은 손을 자주 대는 투자자인가?
예스 → VUG는 피하라
VUG가 유연하다고 해서 당신이 자주 사고팔 이유는 없다. 오히려 단기 변동에 흔들릴 수 있다. 차라리 SCHG만 사서 10년 묵혀라.
노 → 둘 다 OK
사서 잊어버릴 자신이 있으면 VUG든 SCHG든 상관없다. 비율만 맞춰서 담고 잊어라.
마지막 한 마디
SCHG는 마라톤 선수다. 느리지만 꾸준히 간다. VUG는 중거리 선수다. 빠르게 치고 나가고, 페이스 조절도 한다.
지금은? 중거리 경주 구간이다. 앞으로 2-3년은 변동성이 클 것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놈이 이긴다. 그래서 VUG다.
하지만 결승선이 10년 뒤라면? 두 선수를 다 뽑아라. SCHG를 조금 더, VUG를 조금 덜. 둘이 번갈아 가며 앞서 나갈 것이다. 당신은 그냥 따라가면 된다.
핵심:
- 장기(10년 이상): SCHG 55%, VUG 45%
- 중기(2-5년, 지금): VUG 50% 이상
- 단기 트레이딩은 하지 마라. 둘 다 사서 묵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