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이 돌아왔다
주말마다 주식 시장을 정리하는 게 습관이다. 이번 주는 좀 특별했다. 무역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트럼프가 중국에 100% 관세를 때렸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S&P 500은 2.43%, 나스닥은 2.53% 떨어졌다.
문제는 이게 진짜 전쟁인지, 아니면 또 다른 협상 쇼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
희토류가 뭐길래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풍력 터빈, 미사일에 들어가는 금속이다. 실제로는 희귀하지 않다. 캐내고 정제하는 게 어렵고 비쌀 뿐이다.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Seeking Alpha, 2025년 10월). 미국이나 유럽이 갑자기 중국 없이 전자제품을 만들 수는 없다는 뜻이다.
2025년 10월 12일,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썼다:
“중국이 11월 1일부터 희토류와 다른 제품에 수출 통제를 가할 거라고 전 세계 국가들에 편지를 보냈다. 절대 전례 없는 일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 전체에 100%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헬륨 전쟁의 교훈
재미있는 건 중국이 이번에야 희토류 카드를 쓴다는 점이다.
2018년 트럼프 1기 무역전쟁 때도, 2022년 바이든의 반도체 통제 때도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로 쓰지 않았다. 왜일까?
당시엔 못 했다. 미국이 헬륨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2년까지 중국은 헬륨의 95%를 수입했다 (Market Sense, 소셜미디어 분석). 헬륨은 로켓, MRI, 양자컴퓨팅, 반도체 제조에 필수다. 만약 중국이 희토류로 보복하면, 미국은 헬륨 공급을 막을 수 있었다.
중국은 위협을 알아챘다. 2022년 연구는 “미국의 헬륨 봉쇄가 중국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래서 중국은 올인했다. 7개 추출 시설을 지었고, 러시아로 수입선을 돌렸고, 연구에 미친 듯이 돈을 쏟아부었다. 2024년 말, 미국 헬륨 의존도는 95%에서 5% 이하로 떨어졌다.
이제 중국은 “안 돼”라고 말할 수 있다.
또 다른 TACO일까?
TACO는 “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약자다. 트럼프는 항상 협상 카드로 극단적 위협을 쓰지만, 결국 타협한다는 뜻이다.
4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관세 위협 → 시장 폭락 → 협상 → 합의.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해명: 중국 정부는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통제”하겠다고 명확히 했다. 외국 기업이 정부 승인을 받으면 수출할 수 있다.
부통령의 진화: JD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중국과 합리적으로 협상하고 싶어 한다”며 “트럼프와 시진핑 사이에는 우정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트윗: 10월 12일, 트럼프는 이렇게 썼다:
“중국 걱정하지 마라. 다 괜찮을 거다. 존경받는 시진핑 주석이 나쁜 순간을 보냈을 뿐이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이달 말 회담을 할 예정이다. 그전에 합의가 나올 수도 있다.
이게 역사상 가장 짧은 TACO가 될지, 아니면 이번엔 정말 심각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AMD와 OpenAI의 이상한 거래
이번 주 AMD 주가가 30% 넘게 뛰었다 (YCharts 데이터, 2025년 10월).
OpenAI가 AMD와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2026년부터 시작해서 몇 년에 걸쳐 6기가와트의 AMD 칩을 구매한다. 수백억 달러 규모다.
근데 OpenAI가 현금으로 내는 게 아니다. AMD 주식으로 받는다.
주식으로 지불하는 이유
OpenAI는 AMD 주식 1억 6천만 주를 받는다. 이건 AMD 전체의 약 10%다. 칩을 납품할 때마다 워런트(주식 매수 권리)가 행사된다.
마지막 물량은 AMD 주가가 $600에 도달해야 풀린다. 거래 전 주가는 $165였다 (YCharts, 2025년 10월). AMD가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AMD가 정말 1조 달러가 되면, OpenAI의 지분 가치는 약 1,000억 달러가 된다. 물론 OpenAI는 중간에 주식을 팔아서 칩 대금으로 쓸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이 거래를 “영리하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속뜻은 다를 수 있다. 제품도 안 나온 상태에서 회사의 10%를 내준다는 건, AMD가 얼마나 절박했는지 보여준다는 식으로 읽힐 수 있다.
AI 칩 시장의 현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AMD는 5%도 안 된다. 이번 거래로 AMD는 시장점유율을 15~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OpenAI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그동안 OpenAI는 엔비디아 칩 부족 때문에 신기능 출시를 못 하고 있었다. 모든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에 칩을 더 달라고 애원하는 상황이다.
2주 전, 엔비디아는 OpenAI에 10기가와트 공급을 약속했다 (1,000억 달러 규모). 이번에 AMD가 6기가와트를 추가했다. 합치면 거의 1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계약이다.
거품일까?
문제는 이 돈의 대부분이 순환 투자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Bloomberg가 구조를 정리한 도표를 보면, OpenAI → 마이크로소프트 → AMD → OpenAI 식으로 돈이 돈다.
AMD는 이 거래가 유일한 선택지였다. 성능이나 가격으로 엔비디아를 못 이기니, OpenAI를 고객이 아니라 파트너로 만든 거다.
2026년에 나올 MI450 칩이 정말 잘 작동하면 10% 지분은 싸게 먹힌 거다. 안 되면 AMD는 희망을 위해 회사의 10%를 판 셈이다.
점점 더 OpenAI가 이 구조의 약한 고리처럼 보인다. OpenAI가 약속한 돈을 못 내면? 부채나 VC 투자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만약 시장이 떨어지고 베어마켓이 오면, 이게 매우 어려워진다. 2000년 닷컴 버블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가능하다’는 말이지 ‘가능성이 크다’는 말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언제나 틀린다
이번 주 트위터에서 설문조사를 했다. “지금 버블인가요?”
- 버블이다: 52.7%
- 아니다: 47.3%
과반이 버블이라고 답했다.
근데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틀린다.
AAII(미국 개인투자자협회)는 매주 투자심리 조사를 한다. 이게 좋은 예측 지표다. 정확히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AAII 웹사이트에 이렇게 써 있다:
“AAII 투자심리 조사를 시장 방향 예측에 쓰려면, 이게 역방향 지표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최근 조사에서 강세 심리가 높게 나왔다. 역방향 지표라면 시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완벽한 타이밍 지표는 없다. 있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시장 타이밍을 맞췄을 거다.
전형적인 투자자의 행동
한 그래프가 이번 주 화제였다. 투자 사이클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 낙관: “이번엔 다를 거야!” → 고점 매수
- 불안: “좀 떨어지네…” → 홀드
- 부정: “곧 오를 거야” → 계속 홀드
- 공황: “다 팔아!” → 저점 매도
- 희망: “다시 오르네?” → 구경만
- 낙관: “이제 살까?” → 다시 고점 매수
전형적인 투자자는 정확히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
우리는 지금 사이클의 어디쯤일까? 그건 어렵다.
하지만 시장 타이밍을 맞출 필요는 없다. 그냥 준비하면 된다.
나는 아직 현금을 좀 갖고 있다. 만약 시장이 폭락하면, 더 살 수 있다. 현금 포지션을 갖고 있으면 심리적으로도 편하다. 사람들은 뭔가 행동해야 한다는 욕구를 느낀다. 현금이 있으면 그 유연성이 생긴다.
브라질의 3파전
Sea의 Shopee가 브라질에 14번째 물류센터를 열었다. 2019년 브라질 진출 이후 계속 창고를 짓고 있다.
물류 네트워크가 있으면 배송이 빨라진다. 그래야 MercadoLibre(MELI), Amazon(AMZN)과 경쟁할 수 있다. 이들도 브라질 전역에 물류망을 깔고 있다.
오랫동안 나는 브라질에 몇 개 업체만 남을 거라고 말해왔다. 지금은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었지만, 결국 세 개의 큰 회사만 살아남을 것 같다: MercadoLibre, Amazon, Shopee. 나머지는 그들이 남긴 부스러기만 먹게 된다.
멕시코에서도 같은 일이
이번 주 멕시코 금융 앱 시장점유율 그래프를 봤다 (Antares Digital Transformation Report 2025).
- BBVA (1932년 설립): 19%
- Nu (2020년 론칭): 8%
- MercadoPago (2014년 멕시코 론칭): 추정 5~8%
BBVA는 93살이다. Nubank는 겨우 5살인데 벌써 8%를 차지한다.
더 흥미로운 건 아직 남은 시장이 엄청 많다는 거다. 그리고 나는 제품 수와 유저당 평균 수익(ARPU)도 아직 한참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간단한 뉴스들
Hims & Hers의 화이트페이퍼
Hims & Hers가 화이트페이퍼를 발표했다. 자사 원격진료 플랫폼이 대면 진료만큼 안전하고 품질이 좋다는 내용이다.
약 2,400명의 고객 설문 결과:
- 94%: Hims 진료 품질이 대면 진료만큼 좋거나 더 좋다
- 83%: 의료진의 설명이 명확했다
- 부작용 보고: GLP-1(체중감량약) 사용자 41만 8천 명 중 0.08%만 부작용으로 연락
원격진료에 대한 신뢰를 쌓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헬스케어에서 신뢰는 필수 요소다.
Duolingo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Duolingo(DUOL)가 자체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었다. 5부작 단편으로, 마스코트 Duo가 주인공이다.
Netflix의 “Big Mouth”를 만든 Titmouse 스튜디오와 협업했다.
Duolingo CMO Manu Orssaud의 말: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적 문화 현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때문에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
마스코트를 마케팅 도구를 넘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만든 건 영리하다. 애니메이션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데이트된 일본어 코스 인지도도 높인다.
Datadog의 1,000개 통합
Datadog(DDOG)이 통합(integration) 1,000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통합이란 Datadog이 다른 기술이나 플랫폼과 연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인프라, 클라우드, 보안, SaaS, AI 기술(NVIDIA, OpenAI 등)까지 커버한다.
각 통합은 고객 기술 스택에 들어갈 수 있는 새로운 진입점이다. 통합이 많을수록 Datadog의 데이터 커버리지와 고착도가 올라간다.
또 다른 뉴스: Datadog이 호주 정부의 IRAP(Infosec Registered Assessors Program)에서 Protected 등급을 받았다. 호주 정부 기관과 규제 산업이 안심하고 Datadog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Datadog 매출의 약 29%가 북미 외 지역에서 나온다 (2024년 최근 분기 실적 기준). 국제 시장에서 좋은 소식이다.
CrowdStrike의 유럽 행사 매진
CrowdStrike(CRWD)의 Fal.Con Europe 행사가 2년 연속 매진됐다.
11월 4~6일, 바르셀로나 Fira에서 63개국 2,000명 이상의 보안 리더들이 모인다. 라스베이거스 행사에는 8,000명이 왔었다.
CrowdStrike의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매출은 아직 전체의 16%에 불과하다 (최근 분기 기준). 이 지역에서 대규모 행사를 매진시킨다는 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Rubrik의 리더 인정
Rubrik(RBRK)이 IDC MarketScape에서 “Worldwide Cyber-Recovery 2025” 부문 리더로 선정됐다.
Rubrik은 랜섬웨어 같은 사이버 공격 후 빠르게 복구하도록 돕는 AI 기반 사이버보안 데이터 복구 회사다.
CPO Anneka Gupta의 말:
“반응적 복구는 구시대적이다. IDC가 우리의 AI 기반 위협 탐지와 신원 복원력 접근 방식을 인정한 것이다. 사이버 공격의 80%가 자격증명 도용으로 시작되는 세상에서, 데이터 복원력은 신원 복원력에 달려 있다.”
Rubrik은 단순 백업 회사에서 진짜 사이버보안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음 주 실적발표
실적 시즌이 다시 시작된다. 다음 주 주요 실적:
- 수요일: ASML
- 목요일: TSMC
전통적으로 은행들이 먼저 보고한다. Johnson & Johnson, American Express도 다음 주에 발표한다.
마무리
이번 주는 무역전쟁 뉴스에 휘둘렸다. 하지만 협상이 진행 중이고, 긍정적 신호도 나오고 있다.
AMD-OpenAI 딜은 흥미롭지만 위험도 있다. AI 인프라 투자의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하는데, 대부분이 순환 투자로 이루어진다. OpenAI가 돈을 못 내면 문제가 생긴다.
투자자들은 항상 비싸게 사고 싸게 판다.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 하지 말고, 준비하고 있으면 된다.
남미에서는 MercadoLibre, Nubank, Sea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음 주도 계속 지켜보자.
데이터 출처:
- YCharts (AMD 주가 데이터, 2025년 10월)
- Seeking Alpha (무역전쟁 분석, 2025년 10월 12일)
- AAII (투자심리 조사)
- Bloomberg (AI 인프라 투자 구조)
- Antares Digital Transformation Report 2025 (멕시코 금융 앱 시장)
- 각 기업 공식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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