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이번엔 진짜 다르다고?

9월이 지나갔다. S&P 500은 5개월 연속 상승. 나스닥은 6개월째 올랐다.

보통 9월은 증시에 별로 좋은 달이 아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지난 27년 중 두 번째로 좋은 9월이었다고 한다. 나스닥은 2010년 이후 최고의 9월.

숫자로 보는 3분기

3분기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더 재밌다.

S&P 500이 사상 최고가를 23번 찍었다. 1998년 이후 한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횟수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31번째 신고가. 10개월 중 7개월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3월, 4월, 5월만 빼고.

동일가중 S&P 500(RSP)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빅테크 몇 개만 오른 게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 7개 종목(이른바 Magnificent 7)만의 잔치가 아니었다는 거다.

S&P 500 업종의 90%가 3분기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거의 다 올랐다는 얘기다.

금값이 46% 올랐다

금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연초 대비 46% 상승.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왜 이렇게 오르는지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 지정학적 리스크, 달러 약세 우려, 인플레이션 헤지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사람들이 사니까 오른다.

금광주(GDX)도 따라 올랐다. 구리 광산주(COPX)도 마찬가지.

헬스케어가 드디어 움직였다

재밌는 건 헬스케어 섹터다.

지난 1년간 헬스케어는 거의 유일하게 빠진 섹터였다. 작년 여름부터 계속 하락세. 그런데 이번 주 갑자기 폭등했다.

SPDR 헬스케어 ETF(XLV)가 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이틀 만에 5.5% 올랐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원인은 화이트하우스 발표였다. 화이자(PFE)와 미국 정부 간 합의가 있었고, 이게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여기서 포인트: 바이오텍(XBI).

헬스케어 중에서도 가장 리스크가 높은 바이오텍 주식들이 2020년, 2022년 저항선을 뚫고 올라가고 있다. 헬스케어 대비 바이오텍의 상대 강도가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되는 패턴이 완성됐다.

보통 이런 모멘텀 급증은 상승 추세의 시작점에서 나타난다. 끝이 아니라.

비트코인은 10월을 좋아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10월을 “Uptober”라고 부른다. 진짜 그렇게 부른다.

통계적으로 비트코인은 10월에 강하다. 2015년 이후 10월 승률이 91%, 평균 수익률 +19.9%다.

지금 비트코인은 3개월간의 횡보를 마치고 다시 오르는 중이다.

비트코인 ETF 순유입도 중요한 지표인데, 30일 기준 75억 달러를 넘으면 보통 단기 고점 신호였다. 지금은 37억 달러. 아직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이더리움(ETH)도 4,000달러 아래에서 사기 좋았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지금 4,500달러 근처에서도 여전히 괜찮다는 평가.

채굴주가 움직인다

비트코인 채굴주 ETF(WGMI)가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

채굴주는 비트코인보다 변동성이 크다. 하이 베타 자산이라고 한다. 요즘 기관투자자들이 조용히 큰 지분을 사들이고 있고, 빅테크 기업들도 채굴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기 시작했다.

차트상으로는 수년간의 베이스를 돌파하는 중이다. 4월 저점 이후 상대 강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비트코인 자체보다 채굴주가 더 빠르게 오른다는 뜻.

4분기 전망

애널리스트들의 EPS 추정치가 3분기에 상향 조정됐다.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역사적으로 3분기가 7.8% 이상 오르면, 4분기가 내린 적이 없다. 평균 7.7% 추가 상승했다(1950년 이후 데이터).

S&P 500이 10월에 신고가를 찍으면, 4분기 승률이 90%를 넘는다.

리스크: 정부 셧다운

걱정거리는 미국 정부 셧다운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셧다운이 경제 데이터 발표에 영향을 줄 거라고 봤다. 과거 사례를 보면 셧다운 기간보다 더 오래 데이터 발표가 지연됐다.

베팅 마켓은 평균 18.4일 정도 셧다운이 지속될 거라고 본다. 25일 이상 갈 확률은 3분의 1 정도.

결론이랄 게 있나

시장이 좋다. 근데 10월은 원래 변동성이 큰 달이다.

9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한 경우, 다음 달 상승 확률은 45% 정도. 거의 동전 던지기다(2009년 이후 데이터).

그래도 시장 폭(breadth)이 넓다는 건 긍정적이다. 몇 개 종목만 오른 게 아니라 거의 다 올랐으니까.

헬스케어와 바이오텍이 합류했다는 것도. 비트코인 시즌도 맞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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